35만개 별빛 총총…우주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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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만개 별빛 총총…우주가 한눈에

CHRIS 0 6,550 2008.11.12 20:34
[한겨레 2008년 11월 12일 수요일]

국립과천과학관 14일 개관

국내 최대규모 시설…전시물 절반 작동체험형
‘기리고차’ 첫 구현·실시간 지구 등 볼거리 풍성


‘과학기술 교육과 체험의 문화공간’인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장기열)이 국내 최대 규모로 14일 문을 연다. 2년6개월 만에 완공한 과천과학관은 서울대공원 인근 24만3970㎡ 터에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의 3배 규모(연면적 4만9464㎡)로 세워져 ‘한국 과학기술의 상징 시설(랜드마크)’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과학관의 주된 콘셉트는 체험과 참여다. 우주의 장관을 연출하는 천체투영관이나, 지진·극지·태풍 체험, 거북선 안의 가상체험 같은 전시물이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끈다. 과학관 쪽은 “총 685개 주제, 4203점 전시물 가운데 52%가 작동체험형”이라고 소개했다.

■ 35만개 별빛이 총총한 가상 밤하늘

지름 25m짜리 천체투영관의 돔 스크린에 뿌려지는 밤하늘 별과 은하의 파노라마는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둥근 천장에 우주 밤하늘을 연출하는 건 광학식 투영기와 디지털투영기다. 한복판에 놓인 광학식 투영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35만 갈래 빛줄기가 돔 스크린에 닿아 35만개 하나하나의 총총한 별들을 수놓는다. 이강환 연구사는 “별빛은 실제 위치를 구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방에서 영상을 쏘아 입체감을 내는 디지털투영기는 137억년 우주 시간과 무한 우주 공간을 10분짜리 영상으로 돔 스크린 위에 압축해 가상 우주여행을 체험하게 한다. 화성, 목성, 토성을 지나 태양계를 벗어나자 태양계는 이내 티끌보다 더 작아지고 다시 우리 은하조차도 한 점으로 작아진다. 이런 은하들이 모인 초은하단을 벗어나니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총총한 점점으로 우주 공간에 펼쳐진다.

이 영상은 슬로언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와 미국 윌킨슨 우주탐사위성(WMAP) 등의 실제 데이터를 써서 미국 업체가 제작했다. 이 연구사는 “앞으로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담을 계획이며, 새 관측 자료가 나오는 대로 꾸준히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금 지구에선’…실시간 지구 관측

자연사관의 ‘생동하는 지구’(SOS) 전시관에선 허공에 매달린 지름 2m짜리 공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방의 빔 프로젝터가 지구·태양 표면의 영상을 쏘면 이 공은 이내 지구가 되고 태양이 된다. 태양 홍염이 폭발하는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가 하면, 지구 오대양의 수온 자료가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태풍의 구름이 북상하는 모습이나 6억년 전부터 현재까지 일어난 대륙 이동의 격변, 1879~2200년의 기후 변화 등도 눈앞의 축소판 태양과 지구에 나타난다. 배부영 연구사는 “위성이 포착한 영상을 3차원 데이터로 재구성해 공 모양 전시물에 투영한 것”이라며 “미국항공우주국 위성의 자료를 미국해양대기청을 통해 실시간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지구 관측 자료로 구름 이동, 바람 방향, 지구 야경, 바다 온도 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해야 한다.

공룡 뼈로는 진품 비율이 90%나 되는 백악기 조각류 에드몬토사우루스가 전시됐다. 이런 종으로는 세계에서 진품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 거리 자동측량 마차 ‘기리고차’ 첫선

전통과학관엔 고증을 거쳐 처음 구현된 조선시대의 거리 자동측정 마차 ‘기리고차’가 있다. 둘레 길이가 10자인 수레바퀴가 구르며 일정한 거리를 지날 때마다 여러 톱니바퀴들이 조금씩 움직여 북이나 종을 자동으로 울리도록 고안된 장치다. 세종은 온양 온천으로 행차하는 길에 기리고차를 타고 가 거리를 측정했고, 문종 때엔 둑 공사를 하며 이 기구로 거리를 측량했다는 기록이 있다. 남경욱 연구사는 “요즘의 택시 미터기와 같은 원리”라고 소개했다.

고구려 천문도를 계승한 조선시대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1467개 별, 282개 별자리와 현대 천문학의 별자리를 비교해 선조의 뛰어난 천문 지식을 실감하게 하는 전시물도 마련됐다. 거북선 전시물에선 100인치 화면에 펼쳐지는 3차원 영상을 통해 거북선 안을 돌아다니며 가상의 화포 발사 장면도 볼 수 있다.

이 밖에 첨단과학관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주거 시설, 기초과학관엔 50만 볼트 전압으로 강력한 불꽃을 일으켜 전기에너지를 보여주는 ‘테슬라 코일’ 등 전시물들이 들어섰다. 어린이탐구체험관엔 놀이와 실험과 체험이 어우러진 여러 전시·영상물들이 마련됐다. 일반 시설 관람료 2천~4천원(연말까지 무료), 천체투영관 관람료 2천~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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