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망토 원리 이용해 지진피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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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 원리 이용해 지진피해 막는다

쏘니 0 7,650 2009.07.02 09:37
2009.07.02 <조선닷컴>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지진파가 건물 주위로 휘어져 나가" 불(佛) 연구진, 컴퓨터시뮬레이션 제시
투명 망토의 원리를 이용해 지진으로부터 건물을 지켜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투명 망토가 빛을 물체 주위로 휘어져 지나가게 하듯, 지진파가 건물에 닿지 않고 돌아나가게 한다는 것. 지진 입장에선 건물이 보이지 않는 셈이니 '지진 방지 망토'라 할 만하다.

프랑스 프레넬 연구소의 스테판 에녹(Enoch) 박사는 물리학분야 국제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투명 망토에서처럼 원형고리로 건물을 감싸면 지진파가 고리를 통해 휘어져 간다는 것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진파는 두 가지로 나뉜다. 지구 내부로 전달되는 실체파(body wave)와 지표면을 따라가는 표면파(surface wave)이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표면파 때문이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건물을 보호하려면 땅속으로 들어가 있는 건물의 기초를 지름 10m의 플라스틱 고리로 둘러싸면 된다고 밝혔다. 고리의 두께는 10㎝. 고리 역시 땅속에 박혀 있어야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돌멩이를 호수에 던졌을 때 발생하는 동심원과 같은 표면파가 지표로 전달된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지진파의 표면파는 원형 고리를 압축시켰다가 뒤로 돌아나가 다시 원래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사이 고리 내부의 건물에는 표면파가 전달되지 않는다. 골판지로 감싼 물건을 푹신한 방석 위에 두고 위에서 손가락으로 누르면 골판지가 찌부러진다. 하지만 안에 물건은 멀쩡하다. 대신 방석은 눌려진다. 마찬가지로 표면파도 뒤로 돌아나가 건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6년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유리섬유로 만든 고리들로 물체를 감싸고 외부에서 빛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를 쐈다. 그러자 강물이 바위 주위로 돌아나가듯, 마이크로파가 물체에 부딪히지 않고 고리를 따라 휘어졌다. 빛이 물체와 부딪히지 않으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지진 역시 파장의 형태로 전달된다. 빛이나 소리 역시 파장으로 전달된다. 따라서 물체 주위로 빛이 휘어가게 함으로써 물체를 보이지 않게 하는 것처럼, 지진파도 건물 주변으로 휘어져 나가게 해 건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지진 입장에선 건물이 보이지 않게 되는 셈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투명 망토는 한 가지 파장의 빛만 휘어지게 하지만 지진 방지 망토는 여러 가지 파장의 지진파에 작용한다는 점이다. 지진을 구성하는 파장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영국 리버풀대의 세바스티안 귀노(Guenneau) 박사팀은 지난 2월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Applied Physics Letters)'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모든 원형고리가 지진파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파장에 맞는 고리만 지진파에 압축되는 것"이라며 "지진을 막으려면 100개 정도의 고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원형 고리의 크기를 줄이면 자동차나 기계의 진동을 제어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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