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5 <조선닷컴>
김성모 기자
sungmo@chosun.com
장마철이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이날까지 누적 강우량은 총 635.9㎜에 달한다. 같은 기간의 강우량으로는 해방 이후 최대 기록이며, 1908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940년(989.2㎜)과 1930년(731.6㎜)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장맛비가 내린 것이다. 특히 장마철엔 꾸준히 비가 내리던 과거 패턴이 완전히 바뀌어, 올해는 징검다리 식으로 며칠간 맑았다가 하루에 집중 폭우가 몰아치는 '스콜(열대성 소나기)성 물폭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달 서울에선 지난 2·9·12일에 90㎜ 이상 많은 비가 쏟아졌지만 나머지 날엔 1㎜ 이하 강우량을 보이거나 맑았다. 또 서울시 안에서도 하루 강우량이 100㎜ 넘는 동(洞)과 10㎜ 미만인 동이 동시에 나올 정도로 초국지적(超局地的) 폭우 형태를 보였다.
기상청 진기범 예보국장은 "
지구온난화는 날씨의 진폭을 굉장히 크게 만든다"며 "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재앙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번 장마철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김태국 박사는 "
지구온난화로 대기 흐름이 틀어지면서 가뭄과 홍수가 '교대 근무'하듯이 번갈아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윤원태 기후예측과장은
지구온난화로 잦아진 '엘니뇨'(칠레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를 원인으로 들었다. 윤 과장은 "칠레 부근 바다에서 기온이 높아지면 지구 대류 활동에 의해 우리나라 부근엔 저기압이 강해진다"며 "장마전선이 형성된 데다 저기압 활동이 강해져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과천 282.0㎜, 강원 춘천 223.5㎜, 서울 송파 221.0㎜(오후 10시 현재) 등의 강우량을 기록한 중부지방은 비 피해가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호우로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에서 차량이 전복되며 5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또 오후 10시 현재 경기도 지역에서 총 44가구의 주택이 물에 잠기고, 경기 가평군 대곡4리 시가지도로 등이 일시 침수됐다. 경기와 경남 지방에서는 3가구 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한강 수위가 올라가 잠수교는 오후 1시부터 사람과 차량이 모두 통제됐고 수원 오산천변 톨게이트 등 일부 도로도 통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