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도의 천연기념물홍조단괴 해빈의 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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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도의 천연기념물홍조단괴 해빈의 유실

[경향신문 ; 2013년 4월 9일]

제주 우도의 천연기념물홍조단괴 백사장 사라진다

ㆍ모래 유실 심각… 호안벽·해안도로 개설이 원인

‘섬 속의 섬’ 제주시 우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서빈백사로 불리는 해수욕장을 꼭 찾는다. 우도8경의 하나로 하얀 모래와 짙은 에메랄드빛 바다는 해수욕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광고나 영화의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 해수욕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빈(해안 중 모래와 자갈로 만들어진 백사장)이 홍조단괴로 이뤄졌다. 홍조단괴는 김·우뭇가사리 같은 홍조류가 해안 퇴적 과정 중 백사장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제주도의 다른 해빈 퇴적물과는 달리 우도 해빈퇴적물의 구성입자 중 96.3%가 홍조단괴다.

우도 서빈백사의 홍조단괴 해빈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데다 학술적 보존가치가 높아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전체 면적은 95만6256㎡, 해빈 총 길이는 397m이고 경사는 8~13도로 급하다. 해빈 폭은 29~33.2m로 좁은 편이다.
그러나 서빈백사의 홍조단괴 해빈이 현재 상태로 방치되면 수십년 내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제주시는 천연기념물인 우도 홍조단괴 해빈에 대한 1차 연도 조사 결과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주된 유실 원인으로는 해수욕장과 인접한 호안벽과 해안도로가 꼽혔다.

제주시는 2011년 제주대에 의뢰해 우도 홍조단괴 해빈의 유실 원인을 밝혀내고 합리적인 복원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조사연구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보고서를 보면 해빈의 중심부가 지속적인 침식으로 폭이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원인은 호안벽과 해안도로 개설이라고 설명했다. 홍조단괴 해빈의 해안도로는 1995년 만들어졌다. 2005년에는 파도가 육지로 넘치는 것과 모래날림을 막기 위해 길이 282.5m, 폭 0.3~4.8m, 높이 0.4~2.5m의 호안벽이 세워졌다.

보고서는 태풍 또는 북서계절풍이 강한 기간에 높은 파도로 많은 모래가 호안벽을 넘어 육지쪽 해안도로 지역과 바다쪽으로 깎여나가 모래 유실이 심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겨울철의 경우 높이 기준 모래 순유실량은 86.3㎝로 순퇴적량 52.7㎝에 비해 1.6배나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보고서는 호안벽과 해안도로가 건설된 후에 육지쪽으로 이동된 모래가 호안벽에 막혀 다시 바다쪽으로 들어가지 않아 해빈순환구조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호안벽과 해안도로를 철거해 친환경적이며 자연적 해빈 지형이 될 수 있도록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제주시는 섣불리 보존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해안도로와 인접해 식당가와 편의점 등 숙박시설 10여동이 세워져 있어 철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혜림 제주시 문화재담당은 “홍조단괴 유실 원인을 더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 정밀 학술용역과 모니터링을 올해 실시하겠다”며 “정밀 학술용역에 근거해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동원 우도면 부면장은 “해수욕장 일대는 관광객이 많아 우도 1번지로 불린다”며 “사유지에 건물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주민 이주 등 철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도 주민들도 모래 유실이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유실을 막고 현상유지가 가능한 방법을 주민들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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