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호킹' 이상묵교수에 학계.언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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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호킹' 이상묵교수에 학계.언론 주목

CHRIS 0 7,828 2008.12.16 22:18
[연합뉴스 2008년 12월 16일 화요일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서울대 이상묵(46) 교수가 전신마비 장애를 딛고 쓴 해저 지질 탐사 연구 보고서를 안고 학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지구물리학회 총회(AGU) 논문 발표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찾았다.

2006년 7월 제자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사막 지질 조사에 나서던 중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한 이 교수는 컴퓨터 재활 훈련을 거쳐 지질 탐사.연구 활동에 전념하게 된 뒤 캘리포니아를 다시 찾게 돼 남다른 감회에 젖는다.

이 교수는 14일 오후(현지 시간) 샌프란시스코 인터콘티넨탈 호텔 1층 로비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를 과거 8번 정도 찾아왔었는데 이번에는 지구물리학계의 가장 큰 행사가 열려 제자와 함께 쓴 논문을 발표할 수 있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 교수가 지구물리학계에 보고할 논문 `중력을 이용한 젊은 해구와 성숙한 해구와의 비교 연구'는 지진과 화산 활동의 기원을 추적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판구조론' 연구 성과의 하나로 바다속 심해 지형인 `해구'가 수천만년간 어떻게 변화하고 순환해 왔는지 규명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교수는 "지구 과학의 판구조론에 근거, 판의 경계선이 되는 해구의 지형이 오랜 세월동안 순환하고 변화함에 따라 자연계 현상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연계 법칙과 현상의 일단을 파악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구 지질 탐사 결과가 지진.화산 등 자연재해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지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건 현실에서 너무 멀리있는 얘기다. 인류의 희망 사항인데 누군가 섣불리 예측 가능성을 장담한다면 그건 `사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쓰촨성 대지진과 같은 재앙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지구물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는 있지만 엄청난 재원과 투자가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학문적 성과를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진이 나면 대부분이 집안에 있다 벽이 무너져 희생당하게 된다"며 "지진의 재앙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로선 건축학에 좀 더 의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지구물리학회 총회 논문 발표를 준비중이던 이 교수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한가지 더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해양지구 물리학 발전과 장애인 복지 향상에 기여한 이 교수에게 시의회가 제정한 특별 공로상(BSA)을 주기로 결정해 오는 16일 시상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 교수는 사고 이후 자신의 인생관과 재활 당시의 경험 등을 토대로 한 자서전 `0.1그램의 희망'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고 책 판매 수입금 전액을 당시 숨진 제자의 이름을 딴 장학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지난 4월에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나와 관련한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고 당시 기사 에 `12월이 되면 샌프란시스코로 간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아마 기사에 담긴 나의 이력과 활동 상황을 샌프란시스코 시측이 관심있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가 운영하는 과학전문채널인 `노바'는 이 교수 개인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바 채널은 특별 취재팀을 구성, 한국에 직접 파견해 이 교수의 친지와 친구, 가족 등을 상대로 학문적 이력과 개인 생활상 등에 관한 자료 일체를 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학창 시절 노바를 시청하며 자연과학도의 꿈을 키웠는데 노바 채널이 자신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을 만든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과학자 칼 세이건이나 스티븐 호킹 등이 노바 채널을 통해 더욱 유명해지게 됐다"며 "나도 같은 반열에 오른 것 같아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생활 때문에 `욕창' 방지를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누웠다 앉았다'를 반복해야 하는 이 교수는 사고 당시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데스밸리로 가기 위해 비포장도로를 접어들었던 상황은 맞는데 그 이후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당시 칼텍의 유명한 교수진들과 제자.학생들이 5-6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탐사길에 나섰던 것"이라며 "지질학계의 대표 학자들과 함께 지질 조사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당시엔 `영광이자 흥분' 그 자체였는데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고 회고했다.

지구물리학회 참석과 논문 발표, 공로상 시상식 등 바쁜 일정의 와중에 이 교수에겐 당시 사고로 비롯돼 미국 법원에 계류중인 손해배상 소송 문제도 남아 있다.

이 교수는 "차량을 내가 운전했고 전복 사고로 안타깝게 제자가 숨지게 됐다"며 "제자의 부모가 나를 포함해 보험사와 서울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변호사 등과 상의하고 있으나 소송 결과를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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