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뽑아냈다가 엄청난 지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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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뽑아냈다가 엄청난 지진이?

[동아사이언스 김윤미 기자 ; 2012년 10월 31일]


지하수 뽑아냈다가 엄청난 지진이?

지난해 스페인에서 발생한 규모 5.1의 지진은 수십 년간 지하수를 마구 퍼 올린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 됐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파블로 곤잘레스 박사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 지역의 지각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하수의 채취로 지진의 강도와 패턴이 변형됐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10월 21자에 발표했다.

스페인 지진은 지난해 5월 11일 스페인 남동부 도시인 로르카 지역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5.1로 규모 7 이상의 대형 지진에 비해 크지는 않았지만 도시 한복판에서 일어난 바람에 수백 명의 사상자와 수백만 유로의 재산 피해를 냈다.

연구진은 인공위성에 설치한 광초단파통합구경 레이더(IFSAR)로 지진 전후의 지반 변형 정도를 분석했다. 이 레이더는 동일한 위치를 촬영한 여러 개의 레이더 이미지를 하나로 모아 변화폭을 알아내기 때문에 지표면의 위치나 높이가 몇 밀리미터만 달라져도 감지해 낼 수 있다.

캐나다 연구진은 지난 50년간 지하수 채취로 약해진 로르카(Lorca) 지역의 지반 부근의 단층이 지진으로 파열됐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제공
자료를 분석한 결과 스페인 지진은 누비아 유라시아판 경계를 따라 존재하고 있던 단층이 지하 3km 부근에서 20cm 정도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이 단층이 1km 깊이에서 수 cm씩 부분적으로 미끄러진 흔적도 추가로 발견했다.

그러나 단층이 미끄러져 내려가는 패턴을 분석하자 지하수 채취 등 다른 인위적인 힘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정적인 증거로 연구진은 로르카 지역의 낮은 지하수면을 꼽았다. 이 지역은 지난 50년 동안 농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을 위해 우물을 깊게 파 내려간 탓에 과거보다 지하수면이 250m나 내려가 있다.

연구진의 설명에 의하면 이 지역은 지하수 채취가 없었더라도 언젠가는 지진이 일어날 취약지역이었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물이 뽑아 올려지는 추가 스트레스가 단층에 더해지면서 약해진 지반을 타고 지진이 일어났다.

연구진은 “지진이 일어난 것 자체는 지각판의 운동에 따른 것이지만, 응력이 퍼진 패턴을 보면 지하수 개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며 “앞으로 지진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 것인가를 예측할 때 인간 활동의 여부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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