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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에 대한 가장 오래된 화석적 증거


(미국)고생물학회
http://paleosoc.org

강원대학교 지질학과 유재영 옮김


 


새로운 고생물학 분야의 탄생

    자연과학의 여러 다른 분야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찰스 다윈은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만일 (진화) 이론이 맞다면, 캠브리아기의 최하부층이 퇴적되기도 전에 이 세상은 생물로 우글거렸을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 (그렇지만) 이 초기 시기의 화석을 다량 포함하는 지층을 어째서 찾을 수 없는 지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을 수가 없다. 현재로는 이 것에 대해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다윈이 1859년에 이 사실을 처음 발표했을때, 생명의 역사에 대한 최근의 5억5천만년 동안 일어난 현생누대의 진화에 대한 얼개는 이미 훌륭하게 정립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이전, 결정적으로 선캠브리아기 화석에 대한 기록은 미지의 땅이었다. 이 사라진 화석 기록이 발견된 것은 다윈의 발표 후 한 세기가 지난 196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이루어졌고, 이로부터 '선탬브리아기 고생물학'이란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였다.


사라진 화석 기록을 찾아서

    다윈이 옳았다- 지구 역사의 처음 85%를 차지하는 선캠브리아기 동안 세상은 생명체로 가득찼던 것이다. 하지만, 다윈은 또한 틀리기도 했다. 다윈은 젊은 암석에서 화석을 찾는 방법이 선캠브리아기에 대해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하였다. 현생누대의 지층에서는 단순히 암석을 쪼개어 표면을 관찰해서 화석을 찾을 수 있다. 선캠브리아기 지층은 그렇지 않다. 이 장구한 지구 역사 기간의 마지막 몇백만년 동안을 제외하고는, 선캠브리아기 생명체들은 모두 너무 작아서 현미경 없이는 볼 수 없었다.


    선캠브리아기 생명체를 찾는 일은 야외에서가 아니라 고배율을 현미경을 갖춘 실험실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에 특히 두 가지 기술이 유용하다. 하나는 화석을 포함하는 암석을 대단히 얇게 잘라서 현미경용 유리판(슬라이드)에 붙여서 광물들 바탕에(기질에) 묻혀있는 매우 작은 삼차원적으로 석화된 화석을 발견하기 위해 관찰하는 기술이다 (역자 주; 이는 박편을 만들어서 현미경으로 화석을 찾는다는 것을 일반인들을 위해 장황하게 설명한 듯하다). 이 기술은 신뢰할 만한 것이다. 화석이 암석 안에 묻혀있기 때문에, 이를 다른 이물질과 혼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화석을 찾는 일은 지루하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한다. 좀 더 빠른 방법은 무기산으로 암석을 녹여 화석을 농집하는 것이다. 산에 녹지 않는 유기물로 피복된 화석들은 "화분학(역자 주: 꽃가루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분야)의 마서레이션(역자 주:화분을 분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무기 산 용액에 담가 다른 물질을 녹여 분리하는 방법. 여기 문헌 참조)" 처리 결과물 같은 찌거기에 많이 남아있게 되는데, 이를 현미경 슬라이드에 문질러 관찰한다.


Figure 1. 기호와 약어 설명; Ma=백만년, μm=마이크로미터, 1000μm=1mm.

Figure 2. 고생물학 새로운 분야의 탄생과 성장 (화석 보고 누적 빈도).

스트로마톨라이트

    1960년대 중반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라고 불리는 엷은 층상 구조를 갖는 센티미터 내지 미터 사이즈의 암석에 화석이 풍부하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다. 그러한 구조를 만드는 층상 군집의 생물들에게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일종의 고층의 아파트와 같다: 광합성을 하는 사이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나 산소를 소비하는 다른 호기성(aerobic) 미생물들은 (최상층의) 펜트하우스를 차지하고, 사이아노박테리아 층을 거쳐 약해진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는 박테리아와 산소가 없어도 생존할 수 있는 호기성 박테리아들은 그 아래 상층부에 살며, 그 아래 층과 가장 아래 층은 산소가 독이되는 전형적인 혐기성(anaerobic) 생물(박테리아)들이 거주한다.


    광물질은 최상층에 집적되며, (이렇게 자라며) 전체 구조물이 암석화된다. 스트로마톨라이트의 모양은 생성 환경을 지시한다. 편평한 층 모양의 것은 조용한 물에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것이며, 둥글거나 기둥 모양의 것은 난류의 움직이 있는 곳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방해석으로 주로 이루어진 선캠브리아기의 석회암에서 흔히 관찰되나, 미화석이 가장 잘 관찰되는 것은 규화목과 같이 미립의 석영에 의해 규질화된 스트로마톨라이트이다.


Figure 3.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유형. A.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상부층, 1=사이아노박테리아, 2=광합성 박테리아, 3=혐기성 박테리아. B. 층상. C. 돔상. D. 주상 스트로마톨라이트.

사이아노박테리아

    사이아노박테리아는 흔히 규질화되는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상층부에 살기 때문에 (화석으로) 풍부하게 보존될 수 있다. 그래서 이 미생물의 초기 화석 기록은 이례적으로 많으며, 현생 사이아노박테리아의 사실상 모든 종류는 선켐브리아 지층에서 또한 발견된다. 이 현생 친척들과 마찬가지로, 화석들은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단일 세포형, 군집 세포형, 꼬인 필라멘트 세포형, 그리고, 젤라틴 튜브에 들어 있는 것같은 것도 있다.


Figure 4. 구형, 타원형, 필라멘트형 등 다양한 모양의 사이아노박테리아.

    사이아노박테리아 분류군에 속하는 생물들은 말 그대로 수십억년을 생존해왔다. 이 조그마한 생명체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산성 열천, 염기성 호수, 고농도 염수, 얼음 벌판, 바다, 사막, 임상, 그리고 암석의 좁은 틈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번성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이 생명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로 경이로운 것이다, 사이아노 박테리아가 바로 생물계 힘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산소를 발생하는 광합성 공정을 개발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이 생물의 화석 기록은 지구 나이의 약 3/4인 35억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그 당시 이 생물에 의해 바다로 배출된 산소는 공기 중에 집적될 수 없었다. 이 산소들은 모두 소위 BIF(banded iron formation; 호상철광층)라 불리는 암석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산화철 광물비를 해저로 내리게 한 '광물 형성 화학 반응'에 소모되었다. 이렇게 사이아노박테리아는 이 세상에 쇳녹을 입혀버렸으며, 이런 식으로 십 몇억년 동안 모든 철이 소모되고 난 후 마침내 자유 산소가 존재하는 대기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애크리타크(Acritarchs)

    '애크리타크'로 알려진 단세포의 부유성 조류(planktonic algae)는 그 이름이 '혼란스러운' 또는 '불확실한'이라는 뜻을 갖는 그리스어 아크리토스(akritos)로부터 유래되었는데, 이런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이 생물과 현생 조류와의 관계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생물은 선탬브리아기의 근해성 셰일 퇴저틍에서 풍부하게 발견되는데, 이로부터 이 생물이 부유성의 식물성 플랑크톤으로서 생존하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이들이 적조류였는지, 녹조류였는지, 또는 다른 어떤 종류였는지는 불확실하다. 이들의 대부분은 크기가 수십 내지 수백 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단세포인 사이아노박테리아보다 훨씬 크며, 다수가 표면에서 솟아난 돌기(가시) 및 다른 정교한 구조를 갖는 등 복잡한 모양을 하고 있다.


Figure 5. 구형 및 돌기형 애크리타크.

    다른 종류의 조류와 마찬가지로, 애크리타크도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발생하고 (호흡을 통해) 산소를 소모한다. 이 생물들은 18.5억년 전에 퇴적된 암석에서 최초로 발견되는데, 이때가 대기에 산소가 풍부해지기 시작한 때이다. 이 생물은 그 이후 진화에 있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데, 11억년 전까지 겨우 몇 종류의 간단한 구형 아크리타크만 발견된다. 이들은 아마도 무성생물이어서, 유성 생식에 의한 자손들이 갖는 다양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시 2억년 뒤에는 이 종류의 생물이 유성생식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크게 번성하게 되며, 따라서 9억년 전까지 새로운 종들이 많이 나타난다. 이 생물 종의 진화는 상당히 빨라서, 오래된 지층에서 발견되는 애크리타크가 그보다 젊은 지층에서 산출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러므로, 후기 선캠브리아기의 애크리타크는 생층서(biostratigraphy)에 이용될 수 있다. 생층서란 고생물학의 한 분야로 산출 화석을 통해 지층의 상대적 선후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생명은 언제 시작되었나?

    생명체의 탄생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가장 오래된 화석인 서부 호주의 아펙스(Apex) 처트층에서 발견되는 석화된 필라멘트 모양의 세포들이 최소의 년대를 지시한다. 생명은 최소 35억년 전부터 존재했다. 세계 최고(崔古)를 기록한 아펙스 화석은 사이아노박테리아 비슷한 미생물로, 최초의 생명체보다 훨씬 복잡하게 진화한 것이므로 생명의 탄생은 이보다 훨씬 오래 전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전이었는지는 추측할 수 밖에 없으며, 그 이전의 겨우 몇 억년 동안의 시기에 대한 화석을 발견할 확률은 매우 적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39억년 전까지도 외부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들이 계속 지구를 때리고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분명히 지구의 바다를 증발시킬 정도로 강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체는 39억년 전 이전에도 존재했을지도 모르며, 심지어는 몇 차례에 걸쳐 생명이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생명체들은 운석이 지구를 때리며 소거할 때 모두 지워져버렸을 것이다.


Figure 6. 약 35억년 전의 아펙스 화석.

  • 생명은 우리 행성에 언제 그리고 어떻게 확고한 자리를 잡게되었나?
  • 궁극적으로 얼마나 오래된 화석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 어떻게 초기의 원시 단계에서 진화가 그렇게 많이, 빨리, 그리고 일찌감치 진행될 수 있었을까?


위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이 고생물학의 흥미진진한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인 선캠브리아기 고생물학자들에게 던져졌다.


추가로 읽을만한 것들

    아래 비교적 일반적인 논문들과 책들은 마을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며, 대학도서관에서는 틀림없이 구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The evolution of the earliest cells, by J. W. Schopf. In: Scientific American, pages 110-138. March, 1978.
  • End of the Proterozoic Eon, by A. H. Knoll. In: Scientific American, pages 64-73. October, 1991.
  • The oldest fossils and what they mean, by J. W. Schopf. In: Major Events in the History of Life (edited by J. W. Schopf), pages 29-63. Published by Jones and Bartlett Publishers, Boston. 1992.
  • Metabolic memories of Earth’s earliest biosphere, by J. W. Schopf. In: Evolution and the Molecular Revolution (edited by C. R. Marshall and J. W. Schopf), pages 87-1 15. Published by Jones and Bartlett Publishers, Boston. 1995.
  • More technical discussions can be found in the following articles and books available at many college and university libraries.
  • Earth’s Earliest Biosphere, Its Origin and Evolution (edited by J. W. Schopf), 543 pages. Published by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NJ. 1983.
  • The Proterozoic Biosphere, A Multidisciplinary Study (edited by J. W. Schopf and C. Klein), 1348 pages. Published by Cambridge University Press, New York. 1992.
  • Microfossils of the Early Archean Apex chert: New evidence of the antiquity of life, by J. W. Schopf. In: Science, Volume 260, pages 640-646. April 30, 1993.
  • Disparate rates, differing fates: Tempo and mode of evolution changed from the Precambrian to the Phanerozoic, by J. W. Schopf. I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Volume 91, pages 6735-6742. July 1994.


글쓴이:
J. William Schopf
IGPP Center for the Study of Evolution
and the Origin of Life
Department of Earth and Space Sciences, and Molecular Biology Insititut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CA 90095


디자인:
Diane Lonardelli
New Haven, 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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